고맙다 사랑 그립다 그대
이 사람이 나를 얼마나
사랑하는 걸까
궁금해 하지도 말고
내가 이 사람을 얼마나
사랑하는 걸까
헤아려 보지도 말고
이 사람이 내가 보이지 않을때
딴 마음 품는 건 아닐까
생각도 말고
이 사람이 내 곁에 없을때
괜히 관심을 타인에게 보이지 말고
이 사람에게 이 만큼 받았으니
이 만큼 줘야겠다 얌체 짓도 말고
둘 사이에 트러블이 생길때
욕을 해 줄 지언정
뒷담화는 말고
뜨거우면 뜨거운대로
식으면 식은대로
사랑의 맛은 다 겪어 보고
두사람 중
누가 더 아깝다는 생각 말고
잘 났니 못 났니
비교 자책도 하지 말고
떠나 보내고서
있을때 잘 할 걸 후회 하고
이별하고 나서
그리워 슬퍼 울지 말고
사랑할 수 있을때
닥치고 사랑하자
우리 서로 기쁜 사람이 되자
우리가 삶에 지쳤을 때나
무너지고 싶을 때
말없이 마주보는 것만으로도
서로 마음 든든한 사람이 되고
때때로
힘겨운 인생의 무게로 하여
속마음마저 막막할 때
우리 서로 위안이 되는
그런 사람이 되자
누군가
사랑에는 조건이 따른다지만
우리의 바램은
지극히 작은 것이게 하고
그리하여
더 주고 덜 받음에 섭섭해 말며
문득문득
스치고 지나가는
먼 회상 속에서도
우리 서로 기억마다
반가운 사람이 되자
어느 날 불현듯
지쳐 쓰러질 것만 같은 시간에
우리 서로 마음
기댈 수 있는 사람이 되고
혼자 견디기엔
한 슬픔이 너무 클 때
언제고 부르면 달려올 수 있는 자리에
오랜 약속으로
머물며
기다리며
더없이 간절한 그리움으로
눈 저리도록
바라보고픈 사람!
우리 서로
끝없이 끝없이 기쁜 사람이 되자...
- 김현 '고맙다 사랑 그립다 그대' 중에서...